"Fine, thank you. And you?"를 업신여기지 맙시다.
언어 / language/영어 / english 2011/01/07 18:45 |우리나라만큼 영어공부에 열을 올리는 나라가 또 있을까요? 저 같은 경우에는 중학교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영어를 접했는데, 요즘에는 유치원 때부터 정규과정 마냥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다고 하더라구요. 새삼 제가 나이를 참 많이 먹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대목입니다.
중학교때부터, 대학교때까지의 영어교육만 계산해봐도 10년이라는 햇수가 나옵니다만, 사실 실생활에서 한마디도 뻥긋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깨나 있다고 합니다. 대게 사람들은 영어공부를 "생활용"이 아닌 "시험용"으로 배웠기 때문이라는 변명을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어떤 외국인을 처음 만났다고 생각해봅시다. 외국인은 서슴없이 이렇게 말하겠죠?
"Hey, what's up?" / "How are you doing?"
사실 이 문장들을 우리 말로 해석하려는 자체가 약간 어불성설이긴 합니다. 우리가 누굴 처음 만났을 때, "야~", "왔어~"하는 정도이니 크게 의미가 없다고 봐야 더 맞겠죠.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동방예의지국 출신인지라 상대방의 말을 그냥 씹을 수 만은 없습니다. 그리고 곰곰히 머리를 굴려 대답을 생각해냅니다. 그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우리가 "시험용"으로 배웠다고 했던 그 표현. 교과서 제일 앞에 나와있던 바로 그 표현!
"Fine. Thank you. And you?"
"좋아. 물어봐줘서 고맙다. 그래 너는 어때?"라고 해석이 가능합니다. 결코 틀린 문장이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100퍼센트에 가까우리만치 정확하고도 깔끔한 표현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 왠지 몰라도 이 대답을 하기를 꺼려합니다. 이유는?
보통 영어를 오랫동안 공부하고도 외국인 만나면 한마디도 못하는 사람들을 보고 우리는 핀잔을 주듯이 "Fine. Thanks you. And you?" 밖에 못하는 놈~하고 놀리기 때문입니다. 아니, 그런데 도대체 저 대답이 뭐가 잘못됐기에 그런 핀잔이 생긴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보통 외국사람들도 "How are you doing?"에 대한 대답으로 "Fine. Thanks." 혹은 "I'm cool. Yourself?"정도로 대답합니다. 그런데도 교과서에서 매번 소개되는 표현이라고, "획일화"되었다드니, 혹은 "영어표현을 활용할 줄 모른다" 등의 핀잔을 주다니요!
외국인들 앞에서 머뭇거리는 사람들을 보면 자신의 머릿속에 수많은 표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우리나라 영어교육에 대한 불신으로 쉽게 꺼내지 못합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영어선생님이 배운 지식을 교과서를 통해 수년간 공부한 표현이 틀릴리는 없습니다. 영어교과서 역시 새로운 영어트랜드에 맞추어 바쁘게 개정되고 있구요.
대화를 시작하는데, 첫인사부터 머뭇거리고 고민하다보면 이후에는 긴장해 아무말도 못하게 됩니다. 내가 실수하는건 아닌가? 이런 말을 썼는데 상대방이 못 알아들으면 어쩌지? 하는 식의 고민은 쓸데없다는 의미입니다. 특히나 우리나라 전반에 만연해 있는 이 간결한 표현 "How are you doing?"과 그에 대한 대답 "Fine. Thank you. And you?"를 업신여기는 특유의 행태(?)가 대화의 시작을 막아서고 있습니다.
이태원에 종종 가시나요? 뭐 꼭 이태원 뿐 아니라도, 요즘은 어디에서나 외국인들이 자주 보입니다. 조심하십시오. (!) 외국인들의 경우 눈만 마주쳐도 "Hey.", "How you doing"등의 멘트를 날리곤 합니다. 우리나라에 오래 거주한 외국인들의 경우,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런 길거리 멘트에 불안(?)해 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옷깃만 스쳐도 외국인들이 버릇처럼 할 수 있는 말입니다. 혹시라도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당당하게 말하세요.
"I am fine. Thanks. And you?"
이 말을 채 하기도 전헤 외국인이 휘리릭하고 지나가 버려 뻘쭘하다구요? 그럼 줄입시다.
"Awesome!" / "Cool!"
어떠세요?
당신의 머릿속에, 가슴속에, 기억속에 묻혀있는 표현들은 당신이 10년을 써서 배운 값진 것들입니다. 이제 꺼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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